February 11, 2013

[MOVIE] 미카엘 하네케, 아무르 (Michael Haneke, Amour)


■ 감독

미카엘 하네케
퍼니게임, 1997
피아니스트, 2001
늑대의 시간, 2003
히든, 2005
퍼니게임, 2007
하얀 리본, 2009
아무르, 2012


■ 배우

장-루이 트린티냥
남과 여, 1966
제트, 1969
남과 여 20년 후, 1986
세 가지 색 제 3편 - 레드/박애, 1994
아무르, 2012

엠마누엘 리바
히로시마 내 사랑, 1959
세 가지 색 제 1편 - 블루/자유, 1993
아무르, 2012


아무르, 2012년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빛나는 영화. 미카엘 하네케, 현대 사회의 실폐와 문제점에 대한 작품들로 유명한, <하얀리본>으로 칸느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진 이후 또 한번 <아무르>로 같은 상을 수상한 이 시대의 거장. 이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이 영화를 봐야만 한다는 당위성을 가질만 했다. 다만 지금까지 민감한 사회적 사안들에 대한 고찰을 해왔던 감독이 사랑이란 주제로, 더군다나 노부부의 사랑이야기를 다뤘다는 점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감독의 역량을 의심했던 것이 아니라, 노부부의 사랑이야기라면 너무나 뻔한 스토리일 것이라는 나의 지레짐작, 영화를 보고나서는 오판이었던 생각 때문이었다. 슬픈 내용일 것이 뻔하고, 그런 뻔한 사랑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았던 나의 심리상태 때문에. 그럼에도 이 영화를 고르게 된 계기는,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서였다.

영화를 보고나서, "아 이 영화 안봤으면 어쩔 뻔 했어."라고 말했다. 그 만큼 좋았다. 전체적인 영화 스토리는 내가 짐작했던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 이야기를 바로보는 시선과 결말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 감정선을 극도로 자극해 눈물을 쏟게 만들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영화는 담담하게 바라본다. 죽어가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시선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극한의 슬픈 장면을 침묵으로, 또는 아내가 사랑했던 클래식 음악으로 그려낸다. 그 담담함이 영화 중반까지는 의아했다. 역시 예술영화를 이해하기는 내공이 부족한가, 그런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영화의 끝으로 갈수록 감독의 메시지가 분명하게 와 닿았다. 불교에서 인간이 반드시 겪어야 하는 네 가지 고통, 생로병사(生老病死)에서 병사의 단계를 담담히 맞이하는 노부부. 극한의 고통에 괴로워하는 아내를 결국 자신의 손으로 죽이고, 본인도 따라 죽는 그 심정을 아직도 헤아릴 길이 없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병원의 실험체로 죽어가는가. 요양병원이라는 허울좋은 이름 하에 고통 당하는가.

영화를 보는내내 나를 사로잡은 생각은 부부라는 관계의 위대함이다. 인간은 평생동안 많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부모자식, 친구, 사제, 선후배, ... 부부관계에 비하면 모두 초라해진다. 극중 아픈 어머니를 생각하는 딸의 모습은 가련하지만, 남편의 마음에 비하면 보잘 것 없다. 평생을 함께 해온 짝. 나도 죽음의 순간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까?

오늘 밤에 "당신 참 예쁘다"고 말 했던가?  -조르주
가끔 고약하기는 하지만.. 참 착해! -안느
<아무르>는 영화를 볼 때보다,  보고 나서 더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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